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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2회 우수강좌 에세이 우수작]교육은 나를 가슴뛰게 한다
작성자 교육연구실 등록일 2015-02-03 조회수 537
내용  내가 이 과정을 듣게 된 것은 우리군에서 추진한“행복한 마을만들기”사업에서 연유한다. 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군이 추진하는 행복한 마을만들기를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미 마을만들기 프로젝트는 많은 지차체에서 추진하고 있었고 일부 지차체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도 있었다. 나는 가능하면 많은 곳을 다니며 그들의 성공비결을 듣고 싶었지만 면사무소 직원으로 본연의 회계업무를 등한시하고 방방곡곡을 다니는 것은 무리라 생각했다. 고민하던 중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나는 그 책에서 효과적인 마을만들기 방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협동조합과 관련된 책을 탐독하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협동조합이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해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3월중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에 “사회적기업 활성화” 과정이 개설된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회적기업은 협동조합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에 대해 궁금해 하던 나에게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3-4월은 면 회계에게는 바쁜시기 이기에 빠듯한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교육날짜는 다가왔고 교육은 현장학습 위주로 편성되어 있어 나를 더욱 가슴뛰게 했다. 왜냐하면 이번 현장학습으로 협동조합과 관련된 많은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첫 방문지는 홍성에 있는 “젊은협업농장”이었다. 정부보조금으로 건축한 사무실에는 농장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과 홍보책자가 전시되어있었는데 그중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꾸러미”라 쓰여 있는 홍보책자였다. 나의 농촌살리기 첫 프로젝트가 꾸러미를 통한 소농살리기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려는 흔적들이 사무실 곳곳에 남아있었다.  농장 대표가 조금 늦게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나는 그가 많이 지쳐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 조합이 처한 현실은 그렇게 밝아 보이질 않았다. 20여가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마을에서 자체 소비(인근식당, 주민)하거나 생협을 통해 소비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유통망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농협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은 어떻냐는 질문에 대표는 농민을 생각하는 농업협동조합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을 흐렸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대표 자리를 내놓고 싶지만 젊은이들이 없는 현실에서 과연 이 업무를 누가 맡을것인가 걱정이 되어 그만둘 수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와 달리 “홍성유기농조합”은 활기차 보였다. 우리의 현장안내를 맡은 분은 이곳저곳 강의를 많이 다니셨는지 능수능란하게 현장을 설명했다. 이곳은 유기농 육묘를 생산하는 유기농 농업의 전초기지와도 같고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농사의 기본을 배우는 인큐베이터와도 같은 곳이라고 했다.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은 이곳 조합에 일정한 출자금을 내고 육묘기술을 배워 자립하거나 이곳 영농조합에서 직원으로 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땅 한 평 없는 젊은이들에게 자립은 힘든 일일 것이다. 비록 정부보조와 마음씨 좋은 지역유지들의 저가의 농토임대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젊은 열정이 없다면 헤쳐 나가기 힘든 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첫날 마지막 코스는 “도드람협동조합”이었다. 버스 고장으로 일정이 늦어져 조합장과의 만남은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담당직원이 조합의 운영현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이 조합은 안정적인 축산물판매 유통망 구축으로 축산업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협동조합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조합이 얼마나 조합원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나를 실망시켰다. 내가 아는 조합은 조합원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실질적 교육을 해야 하고 정확한 경영분석을 통해 조합원의 도산을 막아야 할 뿐만 아니라 도산한 조합원의 재기를 위한 안정망을 구축하여 조합원이 축산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도드람협동조합”은 내가 원한 답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끝내고 다음날 광명 “텃밭보급소협동조합”을 방문했다. 이 조합은 광명시에 거주하는 주민 일부가 일정 금액을 출자하여 설립되었고 시변두리에 땅을 임대받아 운영되고 있다. 약 2-3평 되는 땅에 조합원마다 자신들의 채소를 재배하고 있었다. 조합 운영팀에서는 정부의 조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합설립 및 운영에 대한 각종 법률이 신설되고는 있지만 텃밭보급소협동조합과 같은 소규모 조합의 경우는 혜택보다는 금융과 관련된 제재가 많아 운영이 힘들다고 했다. 현실과 거리가 있는 법률정비가 아쉬울 따름이었다.
 다음날 원주에 있는 푸드협동조합을 방문하였다. 오랜만에 4,000원짜리 만찬을 먹을 수 있었다. 요즘 어디서 4,000원짜리 점심을 먹을 수 있냐고 말하겠지만 이곳은 원주시 인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중간유통 없이 계약재배 하여 저렴한 식자재를 공급받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렇게 되면 농사짓는 사람도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식당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음식 판매가 가능하다. 또한 소비자도 안심하고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음식을 만날 수 있는 삼자가 win-win할 수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계약재배에 뛰어들면서 농민들은 좀 더 높은 가격에 식자재를 팔기위해 가격 저울질을 하게 되었고 이로인해 단가가 높아져 공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잠재적 문제점도 있다고 한다. 또한 동절기의 원활한 채소공급도 해결해야할 문제점이라고 한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농민들과 소비자들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이 어려운 농촌의 현실에 한 줄기 빛이 되길 바란다.
 만찬을 먹고 인근에 있는 원주 생활소비자협동조합에 들렀다. 이곳도 주민들이 일정한 금액을 출자하여 의료생협을 만들어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조합원은 환자이자 주인인 셈이다. 대도시의 큰 병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시설이지만 나를 주인으로 모시는 주치의가 있다는 것과 과잉진료 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부담 등을 생각한다면 이처럼 현명한 선택도 없을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곳을 돌아보았지만 내가 이 교육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현실이었기 때문에 몇 개소는 누락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과정을 통해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살기좋은 농촌을 만들겠다는 나의 생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동조합을 사회적기업으로 승화시켜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에게 건강, 문화, 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이번 교육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처음에는 농촌을 살리기 방안으로 협동조합을 연구하러 갔지만 이곳저곳의 사회적 기업을 돌아보면서 내가 연구했던 방안보다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다. 또한 약자들이 뜻을 모아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 주는 모습과 우리에게서 소외된 곳에서 홀로 등불을 밝히시는 사회적기업 운영자들을 보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은 교육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며 교육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볼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매년 새로워지고 알차지는 강원도인재개발원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서 강원도의 무한성장의 원동력이 이곳 강원도인재개발원임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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