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째 비가 내리지 않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찜통 속 열띤 강의는 계속 되었다. 강의 속에 나는 그동안 내가 처리했던 사건을 되새겨 보았다. 형사소송법에 의거 출석요구를 하고 피의자를 신문 하고, 범죄구성요건에 맞게 의견서를 작성하여 수사지휘를 잘 한 것인지 정말 혼란스러웠다. 산림분야 녹지직 공무원은 사법경찰관리직무규정에 의거 산림내에 발생하는 불법사항에 대하여 검사지휘 아래 수사를 하도록 권한과 책임이 주어진다. 권한이 주어진 만큼 사명감과 책임감이 나의 업무의 무게를 짓누르고 있다. 내가 경찰도 아닌데 저 사람을 꼭 잡아서 처벌하면 나에게는 어떤 보람이 있단 말인가? 피하고 싶으면 하늘 끝까지라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업무다. 일반공무원의 보람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로서 민원을 해결하고 도와주는 것인데 반하여 특사경 사법 업무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캐내어 다른 사람에게 형벌로서 처벌을 가하는 점에서 1건씩 수사를 정리하여 송치할 때마다 과연 내가 얼마나 정당하게 잘 처리하고 있는지 처벌이 가혹하다면 반드시 날 원망할 텐데 하는 후회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 강의실에는 다양한 직무의 특별사법경찰관이 모여 있다. 산림, 교통, 소방, 환경, 위생, 청소년 등 서로의 애로사항은 모두 하나같았다. 사법경찰관리처럼 수사능력이 훈련되거나 교육된 조직 내 조직원이 아닌 이상 혼자만의 싸움인 것이다. 그동안 하던 행정업무와는 달리 사법업무는 전문적이고 정보가 부족하여 업무처리에 어렵고 점점 발생하고 있는 사건의 건수 또한 증가하고 있어 혼자 처리하기에는 업무의 양도 많다는 애로사항이었다. 그러니 이전 담당자가 한 것을 보고 답습하는 형식과 서식은 흉내 낼 수 있지만, 매번 발생하는 사건은 매번 상황이 다르다. 답습의 의미는 서식에 불과할 뿐 정해진 수사는 없다. 그래서 항상 상황에 따른 증거를 찾아야 하고 진술에만 의존하면 쉽게 수사 방향키를 놓쳐 버리기 일쑤다.
쫒는 자와 쫒기는 자의 힘 당기기는 고난이도의 심리전까지 불러일으킨다. 그 속에 상황을 조각처럼 맞추어 혼자만의 고민은 끝도 없어 자백하지 않는 한 증거를 찾기란 훈련된 수사능력 없이는 어려움이 따른다. 2011. 2. 사법업무를 시작하면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며 형사소송법을 보기를 수백 번이고 특별사법경찰관 직무규칙을 읽고 또 읽어도 법은 있으나, 용어를 해석하기 어렵고 수사기법이 서툴러 매번 담당 검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같은 과 동료직원들은 산림분야의 사업과 민간보조 등 무엇인가 만들고 봉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반하여 나는 단속과 수사를 거듭하면서 사람을 의심하고 누군가를 매번 쫒고 있었다. 나는 공무원이 아니라 마치 증거를 찾고 다니는 하이에나 같은 공무원이 되고 있었다. 거의 3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 동안 100명이 넘는 피의자와 마주하면서 얼마만큼 내가 법과 절차를 잘 알고 수사를 했으며 법정에서 내가 처리한 수사 증거자료가 처벌하기에 유효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수사를 종결하면서 송치하는 순간에도 억울한 사람 없이 잘 처리한 것인지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다.
오늘 이 시간 특별사법경찰 역량강화 교육을 시작하면서 꼭 하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왜 특별사법경찰관이 있어야 하는지 꼭 필요한 것인지 말이다. 앞에서 열정적으로 강의하시는 법무연수원 김상철 검찰 사무관님에게 질문을 던지기를 주저하고 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고 질문을 하셨다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직무가 무엇인가요? 무조건 나쁜 사람 잡아 넣는 것인가요? 그럼 우린 착한 사람인가요?” 나는 그 분의 당당하고 정직한 눈빛에 아무 말도 없이 얼굴을 떨구었다. 그렇다. 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직무는 사회발전으로 범죄수사의 전문성이 요구됨에 따라 특별법규 위반자에게 대하여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관을 부여하고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것이 나의 직무인 것이다. 다시 강사님은 우리를 이해한다는 듯이 말씀을 이어가셨다. “업무하기 싫지요? 맞아요. 어렵고, 시간 많이 소요되고 이거 잘한다고 실적이 있어 승진이나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저희를 많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전문분야는 저희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 틈새를 이용해 악용하여 많은 피해자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이어 특사경의 권한과 책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적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여야 하며, 수사권을 신중히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교육을 시작하면서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어렵고 힘든 업무라고 생각했는데 검찰 사무관님의 강의를 듣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산림, 녹지직 전문 공무원이고 우리는 일반 공무원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권한이 주어졌으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신중하게 수사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어렵지 않는 업무는 없을 것이다. 특사경은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혀낼 손전등 같은 존재인 것이다. 산림 피해로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할 것이고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 특사경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였던 것이다.
강사님은 다시 말씀하였다. 누군가를 처벌하려고 하기 전에 나 자신이 얼마나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하고 수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을 하라고 하셨다. 그렇다.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하여 공정하게 수사를 하여 처벌자의 진술을 다 받아 들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여 진실을 밝히는 것이 권한과 책임을 다한 사건처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7. 1부터 7. 5까지 1주일간의 특별사법경찰 역량강화과정 교육을 받으면서 강사님들이 모두 검찰 사무관님들로서 형사소송법에 대한 적법 절차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항상 본인들의 수사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과 예를 들어 설명을 하고 질문을 하며 토론형식으로 진행되면서 강사님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지고 어려운 형사소송법을 이해하는데도 무척 도움이 되었다. 열정과 혼신을 다하여 강의하는 강사님들음 모두 한결같이 수사에 대해서 수박 겉 핥기 식은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것이라며, 끝까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진정 억울한 사람이 없는 정직한 수사라고 강조하셨다. 끝으로 강사님은 그 열정의 절정이라도 보여주듯 자신이 하루 4시간씩 연습하며 배운 색소폰 연주를 들려주셨다. 이 업무가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취미생활을 하여 자신의 치유 생활을 즐기라고 조언도 해 주셨다. 그 열정적인 모습에 다시 특사경에 대한 직무와 권한, 그리고 책임을 마음에 새기며 이제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는 업무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적법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한다면 결코 후회하거나 부끄럽지 않은 특사경이 될것이라는 강사님의 믿음과 깨달음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 강사남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얼마 전, 신고로 조사를 받은 피의자가 생각난다. 20년 동안 국세청 세무 관련으로 특사경 일을 하셨다고 한다. 고령의 백발의 노인은 나에게 억울하다며 호소하였다. 나는 생각했다. 피의자도 진술을 할 권리가 있고 이것을 나는 간과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밝혀내어 진실을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여러 명의 참고인 진술을 듣고자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으며 현장에 가기를 여러 번이었다. 오래된 기록과 항공사진까지 확인하며 신고자와의 불화로 시작된 장난 같은 신고로 시작된 수사는 다 확인하고 밝혀 억울함이 없도록 하였다. 특사경의 경험이 많은 노인은 나이 어린 나에게 항상 존대를 하며 끝까지 부끄럽다며 나에게 특사경 업무가 참 어렵고 보람 없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보며 어리석음과 욕망으로 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항상 자신을 견고히 할 수 있는 배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다. 다음에는 좋은 얼굴, 좋은 일로 뵙자고 하며, 뒤 돌아서서 손짓하는 노인의 미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7월의 찜통 무더위 속에 특사경으로서의 열정을 배웠다. 강의에 대한 열정과 교육을 통해 나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열정 말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형사소송법의 적법 절차를 배워 좀 더 손쉽게 업무를 처리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지만, 가장 뜻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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